조선·방산 호황에 도료업계 희비… 중방식 도료가 실적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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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관리자 조회조회 : 22회 작성일 2026-01-23 10:37:42본문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조선과 방산 업황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페인트 업계 내에서도 기업별 실적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선박·방산·플랜트 등에 사용되는 중방식 도료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는 반면, 건축용 도료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업황 반등의 수혜를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 도료 업계 1위인 KCC는 조선·방산 호황의 대표적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KCC의 연결 기준 매출에서 도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수익성이다. 도료 사업 가운데서도 선박·해양플랜트·방산 분야에 적용되는 중방식 도료는 일반 건축용 도료 대비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축용 도료의 영업이익률이 2~3% 수준인 반면, 중방식 도료는 10% 안팎의 이익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방식 도료는 강철 구조물의 부식을 길게는 30년 이상 억제해야 하는 고내구·고성능 제품이다. 바닷물, 염분, 습기, 화학물질, 자외선 등 극한 환경을 전제로 설계되며, 선박 외판과 화물창, 정유·석유화학 설비, 교량 등에 사용된다. 여러 차례 반복 도포가 필요하고 기술 장벽이 높아, 한 번 ‘적합’ 판정을 받으면 공급처 변경이 쉽지 않다는 특징도 있다.
KCC는 국내 1위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방산 업체에 중방식 도료를 공급하고 있다. 조선 수주 확대가 도료 발주로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최근 조선업 수주잔고 증가와 방산 수출 확대 흐름은 도료 매출 증가와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광페인트 역시 조선업 회복의 간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조광페인트는 선박용 도료 전문 합작사(자회사)인 조광요턴을 통해 선박 및 해양플랜트용 도료를 공급하고 있다. 조광요턴은 선박 외판과 해양플랜트에 쓰이는 중방식 도료를 주력으로 하며, 글로벌 조선 발주 증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조광요턴의 실적은 지분법이익과 배당 형태로 조광페인트 실적에 반영된다. 조선업 업황이 개선될수록 조광요턴의 실적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조광페인트의 연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조광페인트는 자체 건축용 도료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선박·중방식 도료를 통한 간접 수혜 구조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K-방산’이 부각되는 점도 KCC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KCC는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국내 주요 방산 업체에 도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관련 매출은 최근 연평균 10%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방산 도료는 미국 국방부가 정한 성능·품질·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기술 난도가 높고, 단가와 마진 구조도 일반 산업용 도료보다 우수한 편이다.
한편 노루페인트는 건축용 도료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항공·방산용 특수 도료를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4월 전파 흡수 기능을 갖춘 ‘스텔스 도료(RAM-1500)’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해당 제품은 고분자 미세 구조와 입자 조성을 정밀하게 설계해 전파를 최대 90%까지 흡수하며, 기존 수입 제품 대비 경량화를 통해 국내 생산에 성공했다. 전파 흡수 물질의 무게도 기존보다 약 20% 줄였다.
반면 중방식·특수 도료 전환이 상대적으로 늦은 기업들은 조선·방산 호황 국면에서도 체감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건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건축용 도료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매출 회복 속도가 더디고, 수익성 개선에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료 업계는 이제 판매량보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조선·방산용 중방식 도료를 확보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실적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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